[메트로 라이프] 홈페이지 만든 허경민씨 [주요뉴스, 기획/연재, 사회] 2000.08.11 (금) 17:38

서울 어디를 가도 남산이 보이는지부터 챙긴다.

일주일에 한번은 직접 오르기도 한다. 남산 옛모습을 알기위해 대동여지도 사본을 구했다.

최고의 남산 전문가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허경민(許慶民)씨는 이 렇게 남산에 빠져 있다. 산악인이나 환경관련 전문가를

떠올리겠지만 그의 직업은 남산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許씨는 올해초 대학을 졸업한 28세의 웹디자이너로 이달 말이면 삼성SDS에 입사한다. "일에도 최 선을 다할 겁니다.

그러나 돈이 안되더라 도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등이 되기위해 나머지 시간을 쏟을 생 각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쌓은 것을 나눠 줄 수 있다는 보람이 대가라면 대가다. 남산을

주제로 한 홈페이지

(http://www.geocities.com/ CollegePark/Quad/3738 ) 를 보고 네티즌들이 보내오는 e-메일 질문

을 '삶의 엑센트(활력소)' 로 삼고있다.

전북 임실이 고향인 그는 한양대 도시공학과를 다니던 1996년 인구 1천만의 대도시인 서울 한복판에서 만난

자연에 한눈에 반했다. "나무를 유난히 좋아했던 아버지 영향인지 남산을 오른 순간 왜 이제야 왔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때부터 남산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6개월간 자료를 모아 영어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남산의 역사.습생.명소 등을

직접 발로 뛰며 확인했다.

97년에는 남산 주변 정비 방안에 관한 리포트를 쓰면서 남산 사랑은 더욱 쌓였다. 올해 초부터는

인터넷에서 전문가 상담 서 비스를 제공하는 엑스퍼트(http://www.xpert.co.kr )에서 활동하고 있다.

애정이 깊을 수록 단점도 보이는 법. 남산 주변의 소월길이나 소파길에서 산책로로 바로 연결되는 횡단보도가 없어

장애인이 차를 타지 않고 남산으로 오르는 방법을 그는 아 직 찾지 못했다. 명동의 인파를 남산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는

부실한 접근로도 불만이다. 許씨는 시민들이 찾아오는 남산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야기' 가 많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얽혀있는 곳에는 저절로 관심을 갖게된다는 것 이다.

그래서 앞으로 남산에 서린 '전설' 을 찾아 알리는데 혼신의 힘을 쏟을 예정이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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