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에게 바치는 시
고 단한 시계바늘은 내 무기력을 끌고 저녁까지 달려 애끓는 사랑으로 파닥거리는데 가슴을 쥐어 뜯는 이별의 정은 눈을 부벼도 이별입니다. 내 사랑의 동산에 뿌려진 귀중한 씨앗인 그대는 시간마다 삼천육백번씩 째깍거리는 초침처럼 지칠 줄 모르고 내 심연의 바닥에 미끄러지듯 자리잡려 나를 삼켜 버립니다. 이젠 슬픔까지 모두 내 것이려는지 원치 않는 이별을 하고도 그대만의 이별에 푹 잠겨 습습히 매여 있습니다. 좀처럼 가라않지 않는 기억은 입술을 실룩거려도 수정처럼 맑기만 합니다. 어쩌다 그대에게 사로잡혀 이토록 신음하는지 퉁명스레 펄썩 주저앉아도 마음은 어느새 그대 깊은 곳으로 헤엄칩니다. 지금이라도 훌훌털고 머츰했던 참사랑을 다른 사랑으로 엮고 싶지만 언젠가는 나를 받아 줄 것 같아 가난한 온 마음을 한 편의 글밭에 구구절절 담아 드립니다. |